수석이야기

어느 수석인의 초상

산은 산 2014. 5. 7. 13:55

어떤 수석인의 초상(肖像)   
 

수석(壽石) 취미를 근 30여년 해오고 있는 어떤 분을 알고 있다.

과거 8,90년대 영월과 평창지역의 강계에 번성하던 골재채취장으로부터 나오던 수많은 명석들이 그 분의 손을 거쳤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변화가 좋고 관통이 시원한 평창 영월지역의 토중석과 강질의 주천강 스타치 경석과 변화석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근래의 그분의 탐석품은 어찌 보면 수석감이 안 되는 평범한 석들이다. 그 많던 명석들을 주무르시던 분이. 원래 석안(石眼)이 그랬을 리는 없을 텐데, 함께 탐석을 나가서 집어 드는 석들을 보면 30여년을 수석취미를 한 분이라고는 여길 수 없을 것들에 기뻐하곤 한다. 게다가 수십 년을 누벼온 평창강, 주천강과 서강이건만 탐석 포인트 선별 능력이나 탐석실력이 뛰어나 보이는 것 같지도 않다. 작업장이 없어서 일까? 아니다 그래도 간간히 되는 돌들이 뜨는데. 여전히 일주일에 서너 번은 탐석을 나가는 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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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의문들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여느 수석인이 그러하듯이 과거의 그 분도 “멋지게 보이는” 수석감이나 “값나가는” 수석감을 대상으로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석감, “자신의 그 때 그 때의 삶을 대변하는” 수석감을 찾고 있었다. 건져온 돌에 자신의 삶이나 생각 또는 감정의 편린(片鱗)이 담긴 그래서 타임 캡슐(time capsule) 과도 같은 것들을 표현해줄 수 있다면 그 것으로 “자신의” 명석(名石)이 되는 것이었다. 자신을 위로하고 함께할 돌을 줍고 있었다.

무엇이 그 분을 그렇게 바뀌게 하였던가?

그것은 다름 아닌 “돌 떼먹은” 수석인과 “돈 떼먹은” 수석인. 그리고 “멋있는” 수석감과 “돈 되는” 수석감을 탐하던 자신의 욕심(慾心). 그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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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움”의 관계(關係)가 없고 행함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이 비단 이런 일뿐일까 ?


14-04-25 15:11 ... from  무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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