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이야기

[스크랩] 좌대연출을 어떻게 할 것인가?

산은 산 2014. 9. 22. 17:01

 

                         좌대연출을 어떻게 할 것인가?

 

                                                                                 글/유양휴

 

강변에 나가 돌을 탐석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돌을 멋스럽고 운치있게 표현해 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뛰어난 감각과 안목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특히 좌대연출은 수반연출과 달라 수반이나 모래,화대와 같은 소도구들이 없이 간결하게 나무 받침위에 돌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여간 세련되지 않으면 돌 하나 하나의 개성을 제대로 살려 내기가 어럽다.

좌대란 불상이나 사리를 안치하는 대좌에서 따온 말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단(壇)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단은 예로부터 제사를 지내기 위해 쌓은 구조물로 다시 말하면 神이 강림(降臨)하는 장소이다.

이를 돈대 니 대라 했고 불교에서는 탑(塔)을 안치하는 대를 기단(基壇)이라고 했던 것으로 보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그리고 보면 수석에서 좌대연출 또한 돌을 가장 신성스럽고 귀하게 보이도록 치장하는데서 출발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좌대연출도 수반연출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형식이 있고 엄격한 격식이 있다.

아무 돌이나 좌대에 올리기만 되는 듯이 무성의하게 연출하면 돌의 개성도 살아나지 않을 뿐아니라.

돌의 운치도 나타나지 않는다.

좌대석의 장점은 다음 몇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어떤 돌이라도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이겠다.사실 좌대연출은 어떤 장르의 돌이라도 소화할 수가 있다.

가령 수반석의 경우는 밑면이 반듯해야 되고 돌에 따라 수반의 색이며 두께,무늬,형태 등을 까다롭게 선별해야 하지만

좌대연출은 어떠한 형태거나 돌이 지닌 개성을 최대한 살려낼 수 있으며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의 묘를 살릴 수가 있다.

거기다 형석류나 문양석,추상석,미석류 같은 것은 좌대에 연출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다.

다만 산수경석 중 물고임이나 갯바위,섬형,물그림자를 보아야 하는 수문(水門)형등은 수반에 연출해야만 더 운치가 있다.

그러나 요즘 수석계 흐름을 보면 물형석,추상석,문양석 심지어는 초가나 인물석 까지 수반에 연출하는데 이는

격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좌대석의 두번째 장점은 감상이 자유롭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수석 감상은 뭐니뭐니 해도 돌앞에 앉아 거리를 두고 감상하기 보다는 손으로 받쳐들고 이리저리 돌려가며 눈 높이에서 보아야만 돌의 윤곽이 잘 드러난다.

이는 탐석을 통해 누구나 느꼈으리라 믿는다. 어떤 돌이거나 눈 높이로 들어 보면 아름답지 않는 돌이 없다.

미세한 주름이나 변화들이 생각보다 크게 확대되며 선(線)이나 볼륨,생동감 같은 것들이 마치 실제의 사물을 보는 듯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그 이유는 수반석이 수반이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하여 확산력이 제한 받지만 손으로 받쳐들면 무한대로 확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세번째 장점은 진열이나 보관이 간편해서 좋다.

수반석의 경우는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자리를 옮기는데도 불편하지만 좌대석은 지판하나만 마련하면 어떤 공간이나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고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이 밖에도 많은 장점들이 있으나 생략하기로 하고 실제 연출에 필요한 요령을 알아보기로 하자.

 

좌대연출에서 가장 주의할 점은 돌을 고르는 일이다.

형석류라든가 문양석,추상석,미석류들은 물론이며 산수경석 중에서도 좌대로 연출해야 더 잘 어울리는 것들이 많다.

예를들면 우뚝 솟은 입석(立石)이라든가 험준한 산형(山形),둔하고 투박한 바위형,밑면이 불안정 하거나 둥글고 각이 진 돌 몸체가 큰 돌들은 좌대라야 어울리지 수반으로는 운치를 살려 내기가 어렵다.

그러나 좌대연출로 적합하지 않은 돌들도 있다.

색상이 어둡거나 탁한돌,석질이 무르거나 부스러지 쉬운돌,물이나 바다 정취를 연상케 하는 돌들이 그것이다.

여기에 호수석이나 담(潭),갯바위,섬형,주형(舟形),수문석(水門石)등은 좌대연출로는 격에서 벗어난다.

돌을 고르고 난 다음에는 나무의질(質)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무를 고르는데도 몇가지 요령이 있다.

첫째,나무의 견고성이다.좌대도 돌과 마찬가지로 연륜과 함께 고풍(古風)한 맛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에도 부식하지 않은 나무라야 한다.

다음은 나무의 결을 고른다.나무의 무늬는 수종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다.

직선으로 곧게 뻗은 줄무늬가 있는가 하면 가늘고 섬세한 파상선무늬,꽃무늬,구름무늬 등 나무마다 무늬들이 다르다.

대개 이러한 무늬는 목리가 단단하고 잘 자라지 않은 나무일수록 촘촘하고 치밀한데 좌대 소재로는 이런 나무들이

제격이다.

나무의 무늬도 수반을 선택하듯이 돌에 맞추어야 한다.

예를 들면 선(線)이 부드러운 돌은 무늬도 부드럽고 섬세한 것이 좋고 개성이 강한 돌은 좀더 강한 무늬가 좋다.

그러나 소나무 같은 투박한 무늬들은 자칫 돌의 분위기를 해치기 쉽다.

무늬가 좋은 나무로는 자단(紫檀)이나 은행나무,괴목,모과나무,돌배나무.벗나무,주목,대추나무,향나무,참죽나무,물푸레나무,박달나무 등이 있다.그리고 하나 더 일아두어야 할 것은 그런 나무라도 뿌리부분의 무늬가 더 섬세하고

치밀하다는 점이다.

 

다음, 나무의 색상과 돌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돌은 짙은색인데 좌대의 색이 밝으면 무거운 맛이 줄어들고 좌대색은 짙은데 돌의 색이 엷으면 그 또한 좌대와 돌과의 일체감이 살아나지 않는다.

대개 좌대에 적합한 색은 너무 밝아도 안되고 약간 어두운 색이면서 고태(古態)로운 맛이 있으면 훌륭하다.

그런 색으로는 자단이나 흑단,주목,벗나무,대추나무,향나무,참죽나무,괴목 등이 있고 은행나무,박달나무,물푸레나무,단풍나무,모과나무,호도나무등은 처음에는 색상이 밝으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조금씩 고태로운 맛이 배어든다.

 

나무가 선택되면 다음은 좌대의 모양을 연구해야 한다.

좌대연출의 묘는 바로 이 좌대의 모양에서 결정된다.

좌대연출도 수반연출처럼 좌대의 주름이나 두께에 따라 그 분위기가 전혀 달라진다.

더구나 한번 파면 오로지 그 돌 밖에는 쓸 수가 없으니 미리 파기 전에 연구를 하고 구상을 해 두지 않으면 안된다.

 

좌대의 모양을 구상할 때는 다음 몇가지를 참고해야 한다.

 

1)두께

좌대의 두께는 돌에 따라 높낮이가 달라야 한다.

가령.돌이 높거나 두터운 돌은 좌대도 그만큼 높아야 하고 돌이 낮거나 잔잔하면 좌대 또한 낮고 시원해야

경쾌한 맛이 있다.

다시 말하면 돌과 일체감이 있도록 높 낮이를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다음 그림으로 비교해 보자.

 

 

그림 A와 B을 비교해 보자.A는 높은 입석에 걸맞는 두툼한 좌대를 하여돌이 지닌 중량감을 멋있게 표현해 내고 있다.

그러나 그림B는 좌대가 너무 빈약하여 왠지 허전해 보이고 가벼워 보인다.

이처럼 높은 돌일 때는 좌대 또한 두텁게 하여 돌의 무게감을 적절히 소화해 내어야 한다.

 

2)주름

좌대석은 좌대에 드리운 주름에 따라서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선이 부드러운 돌에 좌대가 일작선이면 돌의 유연한 맛이 줄어들고 반면에 차분히 가라앉은 단석이나 평원석에 주름이 현란하면 시원하고 차분한맛이 들어든다.

때문에 주름은 돌의 흐름에 맞게 해야 한다.

변화가 많은 활달한 돌은 주름도 활달하게,차분히 가라앉은 돌은 주름도 간결하게 해야 돌과 일체감이 생긴다.

이를 그림으로 다시 보기로 하자.

 

                                         A                                                                                     B

그림A는 돌의 흐름에 따라 좌대에 구비치는 주름을 넣음으로서 훨씬 더 활달하고 유연해 보인다.

이에 비해 그림B는 좌대가 일직선이라 한눈에 딱딱해 보인다.

 

3)발

좌대연출에서는 발도 중요한 구실을 한다.

가끔 수석인 중에는 네모 반듯한 두꺼운 나무 판자위에 돌을 그대로 올려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좌대연출의 묘를 모르는 데서 비롯된 발상들이다.

좌대에 기교가 없어야 돌의 특성이 더욱 두드러 진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인데 이는 좌대의 묘에 따라 돌의  특성이 더욱 돋보이게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연출은 어디까지나 연출다워야 하고 좌대는 좌대다워야 운치가 일어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좌대에서의 발은 돌의 무게를 떠받치는 착지부분이므로 너무 비어도 안돼고 너무 발이 많아도 혼란스럽고 답답해 보인다.

언제나 돌의 흐름을 보고 돌의 힘이 머문 곳이라던가 돌의 개성을 강조하고 싶은 곳에 발을 세운다.

예를 들면 산수경석의 경우 산의 능선이나 흐름이 튀어나와 힘이 머무는 곳에 발을 세우면 한결 변화가 두드러지고 견고한 맛이 생긴다.그렇다고 구비침이 있는 곳마다 발을 세우면 그 또한 지네발처럼 답답하고 흉해 보인다.

다음 그림을 보자.

 

 

그림 A는 산의 기복에 따라 힘이 모아지는 곳에 발을 달아 돌이 지닌 장중한 맛을 한껏 살려내고 있다.

그러나 그림B는 좌대가 일직선인데다 발까지 멀직히 떨어져 있어 마치 경관이 허공에 뜬듯,

허(虛)한 맛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4)조각

 

좌대연출은 언제나 수석이 주(主)가 되어야 한다.

그럴러면 좌대가 돌의 흐름이나 분위기를 해치지 않아야 하며 가능한 단순하고 담백해야 한다.

좌대연출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것인 인상을 닮았다고 해서 정장을 한 조각을 한다던가

동물을 닮았다고 해서 다리며 꼬리 까지 조각한 것들이다.

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

좌대가 지나치게 현란하면 돌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시선을 빼앗게 된다.

다음 그림을 보면 이를 알 수가 있다.

 

 

그림 A와 B를 비교해 보자.

그림A는 B에 비해서 훨씬 가라앉고 차분해 보인다.

이에 비해 그림B는 너무 현란하고 사실적이어서 유치해 보인다.

 

끝으로 좌대연출은 가장 보편화된 연출 양식이며 돌 하나하나의 특성에 맞게 자신이 직접 개성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하나를 파더라도 정성을 다해 파는 습관을 들여야 오래토록 보존할 수가 있고 연출다운 참맛을 맛볼 수가 있다.

이 분야는 우리 모두가 앞으로 두고두고 연구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수석문화.

 

 

출처 : 남한강수석동호회
글쓴이 : 張沅 주우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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