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양석

안력황홀(眼力恍惚)

산은 산 2016. 11. 21. 16:11

여주 금은모래(2016.11.20): 15-20-7






처음 났던 붉은 기운이 백지 반 장 넓이만치 반듯이 비치며,
밤 같던 기운이 해 되어 차차 커 가며,
큰 쟁반만 하여 불긋불긋 번듯번듯 뛰놀며,
적색이 온 바다에 끼치며​,
몬저 붉은 기운이 차차 가새며,
해 흔들며 뛰놀기 더욱 자로 하며,
항 같고 독 같은 것이 좌우로 뛰놀며,
황홀히 번득여 양목이 어즐하며,
붉은 기운이 명랑하여 첫 홍색을 헤앗고 천중에 쟁반 같은 것이 수렛바퀴 같하야 물 속으로서 치밀어 받치듯이 올라붙으며,
항, 독 같은 시운이 스러지고,
처음 붉어 겉을 비추던 것은 모여 소혀처로 드리워 물 속에 풍덩 빠지는 듯싶으더라.
일색(日色)이 조요하며 물결에 붉은 기운이 차차 가새며,
일광이 청랑하니, 만고천하에 그런 장관은 대두(對頭)할 데 없을 듯하더라.

짐작에 처음 백지 반 장만치 붉은 기운은 그 속에서 해 장차 나려고 우리어 그리 붉고,
그 회오리밤 같은 것은 진짓 일색을 빠혀 내니 우리온 기운이 차차 가새며,
독 같고 항 같은 것은 일색이 모딜이(모딜이 : 몹시)고온고로,
보른 사람의 안력(眼力)이 황홀하여 도모지 헛기운인 듯싶은지라.
사람의 안력(眼力)이 황홀(恍惚)하여, 도모지 헛기운인 듯싶은지라

--   의유당 김씨 동명일기 중  --